평생 자비량선교 사역과 동역의 삶을 산 아굴라 부부

브리스길라와 아굴라 부부는 텐트 만드는 일을 하였다. 고린도에서 사도 바울을 만난 이후 아굴라 부부는 고린도, 에베소, 로마 등에서 사도 바울과 함께 자비량 선교 사역을 하였다. 뿐만 아니라 이들 부부는 자신이 사역하고 있는 곳에서 언제나 자기 집을 가정교회로 개방하며 복음전도 사역을 했다. 텐트메이커로서 세계복음화를 위해 아낌없이 헌신하였던 브리스길라와 아굴라 부부는 동역자에게도 헌신적이었다. 모범된 아굴라 부부의 삶에 발자취를 재조명해보았다.

브리스길라와 아굴라 부부는 원래 로마에서 생활하고 있었다. 브리스길라는 로마 출신의 여성이고, 아굴라는 소아시아 본도 출신의 유대인이었다. 그런데 로마 황제 글라우디오는 정치적 이유에서 유대인들을 로마로부터 떠나도록 추방령을 내렸다.

이에 브리스길라와 아굴라 부부는 고린도로 이주했다. 당시 고린도는 지중해 연안의 유명한 항구도시요, 국제 도시였다. 이에 민족이나 인종의 차별이 없었다. 이들 부부는 비록 삶의 터전을 잃기는 하였지만 좌절하지 않고 고린도에서 새로운 인생을 시작하였다. 그러한 상황에서 아굴라 부부는 고린도에서 바울과 극적인 인연을 맺게 되었다.

브리스길라 부부가 2차 전도 여행 중이었던 바울을 고린도에서 만나게 된 계기는 바로 직업 때문이었다. 브리스길라와 아굴라 부부의 직업이 장막 제조업자(tentmaker)이었던 것이다. 사도행전 18장 2~3절을 보면 바울이 선교 여행을 하는 중에 고린도에서 아굴라 부부를 만나 함께 자비량 선교사역을 했는데, 그들의 만남이 직업(하는 일)이 같았기 때문이라고 했다. 즉 바울도 장막 만드는 기술을 갖고 있었기에 자연스럽게 아굴라 부부를 찾아갔고 거기서 함께 일하던 중 이들 부부는 바울로부터 복음을 전해 듣게 되었다.

“아굴라라 하는 본도에서 난 유대인 하나를 만나니 글라우디오가 모든 유대인을 명하여 로마에서 떠나라 한 고로 그가 그 아내 브리스길라와 함께 이달리야로부터 새로 온지라 바울이 그들에게 가매 업이 같으므로 함께 거하여 일을 하니 그 업은 장막을 만드는 것이더라”(행 18:2-3)

옛날 유대인들은 어릴 때부터 일인 일기(一人一技)할 수 있도록 아이에게 한 가지씩 기술을 가르쳤다. 그래서 사도 바울과 아굴라는 부모로부터 장막 제조업을 배운 듯하다. 유대인들은 직업이 하나님께서 주신 소명이라 여겼다.

그런데 사도 바울과의 만남은 그들의 인생을 바꿔 놓는 계기가 되었다. 브리스길라 부부는 이제 단순한 장막 제조업자가 아니라 복음 전도자로 변신하였다. 하지만 자비량 선교사인 바울을 통해 주의 복음을 들은 이들 부부는 그들은 여전히 장막 제조업에 종사하면서 바울의 선교 사역을 도왔다. 아굴라 부부는 바울과 고린도에서 약 1년 6개월간 동역하였다.

그리고 사도 바울이 잦은 선교여행으로 고린도에서 거처가 불확실한 것을 알게 된 브리스길라 부부는 기꺼이 자신들의 집을 바울의 거처로 제공했다. 사실 선교여행을 다니는 바울은 가는 곳마다 거처를 마련하는 데 애를 먹었지만 동역자들의 도움을 받곤 했었다. 물론 브리스길라 부부는 고린도에서 그리 여유 있는 삶을 살지는 못하지만 자기보다 처지가 더 어려운 형제를 돌아보는 아름답고 따뜻한 사람들이었다. 그들은 자신들도 어려운 환경 속에 있으면서 섬기는 삶을 결코 소홀히 하지 않았다.

바울은 이들 부부의 헌신적인 봉사를 귀히 여겨 서신을 통해 이들의 이름을 언급하며 안부를 전하였다. 또한 훗날 바울이 고린도 교인들에게 문안 편지를 쓸 때 브리스길라와 아굴라부부의 안부를 전하는 데서도 분명하게 드러난다. 이렇게 브리스길라 부부는 복음을 들은 이후로 끝까지 그 믿음을 지키며 하나님의 동역자를 섬기고, 하나님의 교회를 섬겼다.

아굴라와 브리스길라 부부는 고린도 교회에 문안을 보내게 되는데, 그것은 그들이 고린도 교회의 설립에 지대한 역할을 했기 때문이다(롬 16:3-4).

고린도에서 바울의 사역을 도왔던 브리스길라 부부는 점차 믿음이 성장하게 되었다. 바울을 만나기 전 고린도 시절까지만 해도 초보적 신앙 상태였다. 하지만 브리스길라 부부는 바울과 함께 생활하면서 복음의 진수를 배웠다.

바울과 인연을 맺은 브리스길라 부부는 바울이 사역지를 에베소로 옮긴 뒤에도 그 인연이 지속되었다. 그들은 고린도 교회가 부흥하게 되자 수리아를 거쳐 에베소로 떠났다. 이 전도여행에 브리스길라와 아굴라 부부도 함께 동참했다. 아굴라 부부는 에베소에서 약 3년간 바울과 동역을 하였다.

아굴라 부부는 고린도에서 바울을 좇아 함께 에베소로 이주하며 지속적으로 신앙의 훈련을 쌓은 결과 놀랍고 훌륭한 믿음의 장성한 사람이 되었다. 그들은 에베소에서 당대 최고의 학자요, 목회자인 아볼로에게 복음의 도를 가르칠 정도의 사람이 되었다.

바울이 에베소를 떠난 후 아볼로가 그 곳에 와서 말씀을 전할 때에 브리스길라와 아굴라는 아볼로에게 하나님의 말씀을 열심히 배웠다. 당시 아볼로는 상당한 지식과 학문을 갖춘 자로서 성경에 능통한 자였다.

그러나 그는 요한의 세례만 알뿐 아직 성령 세례는 모르고 있었다. 그래서 브리스길라와 아굴라는 아볼로를 데려다가 바울에게 배운 복음의 진수를 가르쳐 주었다.

“알렉산드리아에서 난 아볼로라 하는 유대인이 에베소에 이르니 이 사람은 학문이 많고 성경에 능한자라 그가 일찍 주의 도를 배워 열심으로 예수에 관한 것을 자세히 말하며 가르치니 요한의 침례만 알 따름이라. 그가 회당에서 담대히 말하기를 시작하거늘 브리스길라와 아굴라가 듣고 데려다가 하나님의 도를 더 자세히 풀어 이르더라.”(행 18:24~26)

바울의 제자였던 브르스길라 부부는 그의 영적 아들 디모데와 마찬가지로 영적 4세대를 이루도록 했다. “또 네가 많은 증인 앞에서 내게 들은바를 충성된 사람들에게 부탁하라 저희가 또 다른 사람들을 가르칠 수 있으리라”(딤후 2:2)

바울이 브리스길라 부부에게 가르쳤더니 그들은 충성된 종 아볼로를 가르쳤고 아볼로는 고린도에서 훌륭하게 목회자가 되었다. 후에 바울은 “나는 심었고 아볼로는 물을 주었으되 외직 하나님은 자라나게 하셨다”(고전 3:6)라고 하였다. 아볼로가 고린도 교회를 목회할 수 있게 된 것은 하나님의 섭리요 경륜이었다. 그 중간 역할을 브리스길라와 아굴라 부부가 담당했던 것이다.

비록 브리스길라와 아굴라는 그 지식과 학문에 있어서 아볼로와 비교할 수 없는 자들이었다. 하지만 아볼로가 알지 못했던 것은 복음의 핵심인 ‘예수가 그리스도이다’라는 것이었다. 그들은 그의 설교가 요한의 세례에만 머물러 있는 것을 알고 “저분에게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 대속의 죽음과 부활, 재림 그리고 성령의 부어주심은 경험으로 하지 못하였던 것이었다.

아굴라 부부는 성경 대학자 아볼로에게 당당하게 하나님의 복음을 증거하였던 것이다. “예수는 그리스도이시며, 그는 살아계신 하나님의 아들이다, 그가 인간의 죄 때문에 십자가에서 죽으셨고 삼일만에 부활하셨고 다시 재림하실 것이다”라는 것을 가르쳤던 것이다.

아볼로는 브리스길라와 아굴라에게 전해 받은 주의 말씀을 공중 앞에서 증거하며 복음을 반대하는 유대인들의 말을 반박하기도 했다. ‘공중 앞에서 유력하게 유대인의 말을 이김일러라.’

브리스길라 부부의 가르침에 아볼로는 큰 은혜를 체험하였다. 이후 아볼로는 아가야 지방으로 목회지를 옮기게 되었다. 성경은 아볼로가 아가야 지방에서 많은 믿는 자들에게 큰 은혜를 주고 크게 유익을 끼쳤다고 하였다.

아가야 지방에서 새로운 목회를 시작한 아볼로. 그의 설교는 에베소에서 와는 완전하게 달랐다. 아가야에서는 예수가 그리스도라는 주제로 설교하였다. 아볼로는 명실 상부한 목회자요, 설교자며, 전도자로 거듭났다. 이것은 브리스길라 부부의 가르침 덕분이었다.

에베소에서 3년간 바울과 동역

한편 아굴라 부부는 에베소에서 오랫동안 거주하며 자리를 잡게 되었다.  그리고 그들은 고린도에서와 마찬가지로 에베소에서도 텐트메이커(tentmaker)로 선교사역을 하였다. 하나님의 축복으로 인해 이들 부부의 집안은 점차 에베소에서 안정적인 삶을 영위하게 되었다. 하지만 브리스길라 부부는 자신들의 축복을 이웃이나 형제 성도와 나누는 데 결코 인색하지 않았다. 그들은 에베소에 있는 여러 성도들을 위해 자신들의 집을 예배처로 제공했다.

바울은 에베소를 떠난 뒤 3차 전도 여행에서도 이곳을 방문하였고, 또한 이들 부부의 도움을 받으며 고린도 교회 성도들에게 문안 편지를 섰다. 또한 이들 부부는 이후 로마에서도 바울과의 동역을 이루었다. 아굴라 부부는 바울을 만나 후 적어도 두 번 이상 주거지를 옮긴 것으로 보여진다. 아굴라 부부는 본도에서 로마, 로마에서 고린도, 고린도에서 에베소, 에베소에서 로마, 로마에서 에베소 등으로 옮기면서 교회를 세우고 헌신했다.

아굴라 부부는 로마에서 고린도로 이사할 때 불가피하게 상황 때문에 옮겼으나 이제는 이사도 선교 목적 때문에 했다. 고린도에서 에베소로 이사할 때도 선교목적이었고 로마로 이사할 때도 선교의 목적이었다. 바울이 에베소에서 고린도교회를 향해 편지를 쓴다. “… 아굴라와 브리스길라와 및 그 집에 있는 교회가 주안에서 너희에게 간절히 문안하고”(고전 16:9)

브리스길라와 아굴라 집이 교회로 변해 있었던 것이다. 후에 바울이 고린도에서 로마교회를 향해 편지를 쓴다. “브리스길라와 아굴라에게 문안하고... 또 저의 교회에게 문안하라”(롬 16:3~5) 글라우디오 황제가 죽은 후 로마의 복음화를 위해 어느 사이 로마로 되돌아갔던 것이다. 로마 성도들은 이들 부부의 집에서 모였다. 핍박을 받던 초대교회는 가정교회에서 모이고 예배를 드렸던 것이다.   

“바울은 더 여러 날 유하다가 형제들을 작별하고 배 타고 수리아로 떠나갈 새 브리스길라와 아굴라도 함께 하더라. 바울이 일찍 서원이 있으므로 겐그레아에서 머리를 깎았더라.”(행 18:18)

“아시아의 교회들이 너희에게 문안하고 아굴라와 브리스가와 및 그 집에 있는 교회가 주 안에서 너희에게 간절히 문안하고.”(고전 16:19)

로마에서의 사역

아굴라 부부는 사도 바울이 선교의 최종 목적지인 로마로 갈 것을 이미 알고 있었을 것이다. 로마에서 기독교인이나 유대인들에게 핍박이 덜해졌다는 소식이 들려오자 본래 로마에서 살았던 아굴라 부부가 바울에게 말했을 것이다. "우리가 먼저 로마로 가서 사도의 오실 길을 예비하겠습니다."

결국 그들은 바울보다 먼저 로마에 도착하였고 그곳에서 집을 오픈하고 선교사역을 시작했다. 롬16:5에 보면 바울의 로마로 보내는 편지 마지막 부분에 아굴라, 브리스길라의 집이 교회였음을 말하고 있다. 그리고 아굴라 부부는 자기 집에 교회를 세워 복음을 전하면서 바울이 로마 감옥에 2년 동안 투옥되어 있는 동안에 그를 돌보았던 것이다.

한편 아굴라 부부는 모범적인 신앙인으로 살았다.(롬 16:3~5) 이들은 바울과 함께 복음을 위하여 사역하는 동역자로서 열심히 전도하며 신앙생활을 해 나간 모범적인 크리스천 부부였다. 아굴라와 브리스길라 가정은 부부간의 신뢰가 있었고 열심히 일하며 건강하게 산 가정이다. 그들은 매일 같이 열심히 일하고 땀 흘려서 얻은 수익으로 복음사역에 유용하게 사용하였다.

성경에서는 항상 두 사람의 이름이 짝을 이루어 기록되었다. 부부의 이름이 모두 기록된다는 것은 흔히 볼 수 있는 표현양식은 아니다. 성경은 이름의 순서를 어느 때는 아굴라와 브리스길라, 어느 때는 브리스길라와 아굴라로 기록하였다. 반드시 두 사람을 함께 기록하였다. 이들 이름은 행 18:1~4, 18~25, 롬 16:3~5, 고전 16:19, 딤후 4:19 등 총 다섯 번 나온다. 다섯 번 모두가 이 두 부부의 이름을 함께 사용하고 있다. 그중에서도 두번은(행 18:2, 고전 16:19) 남편의 이름인 아굴라라는 이름이 먼저 사용되었고 그리고 3번(행 18:18, 26, 롬 16:3, 딤후 4:19) 아내의 이름 브리스길라(브리스가)가 먼저 사용되었다.

따라서 둘은 신앙적으로나 일상생활에서 서로 분리해서 생각할 수 업슨 말하자면 잉꼬부부였다. 그 당시만 해도 여자는 가정에서 무시된 때였다. 그러나 아굴라는 아내의 권리를 보장해 주었다. 또한 아내도 남편의 의사를 존중히 여겨서 최선을 다하여 섬기는 봉사자였다.

브리스길라와 아굴라의 가정은 서로 뜻이 같았다. 불평 없이 함께 봉사했으며 집을 오픈하여 가정교회를 이루었다. 필요하면 동역자들의 거처로 제공하기도 했다. 부부가 서로 믿고 사랑하는 가정이 아니면 다른 식구나 동역자들을 섬기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바울 자신뿐만 아니라 모든 교회들이 이들 부부에게 감사를 표하였다. 또한 주님뿐만 아니라 동역자를 위해서 헌신했던 부부. 그들 부부는 바울을 위한다면 자신의 목이라도 내 놓을 정도로 헌신적이었다. 바울 곁에는 이런 동역자들이 있었기에 세계선교가 가능할 수 있었다. “마음과 목숨과 물질을 다해서 선교를 지원하던 이 일치된 공동체, 이것이 초대교회의 저력이었고 세계를 변화시킬 수 있었다.

로마서 16장 3~4절 보면 아굴라 부부가 얼만큼 헌신했는지를 나타내 주고 있다. “너희가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나의 동역자들인 브리스길라와 아굴라에게 문안하라. 저희는 내 목숨을 위하여 자기의 목이라도 내어놓았나니 나뿐 아니라 이방인의 모든 교회도 저희에게 감사하느니라.”

사도 바울은 이들 부부를 동역자로 부르고 있다. 그리고 고린도에서 바울의 제자로서 사역을 도왔지만 나중에는 가장 귀중한 동역자 중 하나로 성장하였던 것이다.

주후 313년 기독교를 박해하던 로마 제국이 기독교를 국교로 공인하게 된 것도 아굴라 부부 같은 자비량 선교사들의 헌신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 그들은 가정에 돌아 가서는 남편과 아내가 서로 뜨겁게 사랑하고 헌신했다. 그리고 교회에 모이면 모든 것을 바쳐 세계복음화의 선교전략에 함께 힘을 합쳤던 것이다.

가정과 교회가 이렇게 일체감을 가지고 일사불란하게 나갔던 초대교회 그리스도인들의 헌신이 있었기에 기독교는 지속적으로 성장할 수 있었다. 우리는 아굴라 부부처럼 주어진 사업이나 직장에서 최선을 다할 뿐 아니라 세계복음화를 위해 헌신해야 할 것이다.

1. 바울을 만난 이후 자비량 선교사로서 새로운 삶을 살게 된 아굴라 부부는 하나님께 대한 사랑과 동역자에 대해 헌신했다.

2. 브리스길라와 아굴라 부부는 선교를 위해 이사하였으며 여러 성도들을 위해 자신들의 집을 오픈하여 예배처로 제공했다.

3. 고린도에서 바울에게 복음을 들은 브리스길라 부부는 바울이 사역지를 에베소로 옮기자 바울을 좇아 그 곳에까지 동행하였다. 그리고 이들 부부는 비록 자신들의 처지가 여유 있지는 못했지만, 자신들을 찾아온 방문객을 따뜻하게 영접하였다. 그리고 어려운 형편에서도 남을 돌보고 구제할 줄 아는 섬김의 사람들이었던 것이다. 그들은 자기 집을 예배처로 제공하였다. 또한 바울의 사역을 물심 양면으로 도왔다. 이들 부부는 복음 사역을 위해 아낌없이 헌신하였다.

4. 바울을 만난 이후 브리스길라 부부는 이제 단순한 장막 제조업자가 아니라 복음 전도자로 변신하였다. 자비량 선교사인 바울을 통해 주의 복음을 들은 이들 부부는 그들은 여전히 장막 제조업에 종사하면서 바울의 선교 사역을 도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