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은무 선교사 선교칼럼(58) | 아내의 자비량 선교

선교사들은 성도들의 사랑을 먹고 산다. 성도들이 기도하고, 성도들이 지원하고, 선교들의 참여를 통해서 사역을 감당할 수 있다. 바울 사역에 있어 성도들의 지원을 많이 호소하고 있는데 사역의 발전을 위해서도 중요하지만 성도들의 참여를 통하여 주님의 지상 명령을 같이 이룬다는 기쁨을 나누는 것과 이러한 참여를 통해서 저들이 성숙하게 된다는 상호의 신앙적 이득을 생각하고 있다.

선교에 있어서 가장 바람직한 것은 보냄을 받은 자와 보내는 자가 같이 축복을 공유할 수 있다면 이보다 더 좋은 선교는 없을 것이고, 선교지의 열매도 풍성해질 수 있다. 그러나 초대 교회에서는 상황이 그렇게 성숙 되기 까지 바울은 많이 기다려야 했었다. 때문에 바울은 노동을 해서 자신과 동료들의 쓸 것을 공급했다고 했고 교회에 부담을 주지 않으려 노력했다고 말하고 있다. 

현대 선교의 새로운 전략은 선교의 다양성을 개발하는 것이라고 본다. 그 다양성이란 선교자가 대상자가 있는 곳으로 가는 것이고, 관계성을 만들어서 사람을 만나고 교제하며 동료 의식을 갖게 하는 것이다. 마치 예수님은 요한복음 4장에서 사마리아 여인에게 다가 가서 물을 달라고 말씀하시면서 그 여인과 대화의 길을 여셨고, 상종치 못할 관계에서 마음을 열어 받아들이는 관계로 만드셨다.

바울도 사도행전 18장에서 고린도의 한 천막 공장에서 만난 아굴라 부부에게 전도하고 그들의 동역자를 만드는 전도와 제자 훈련의 계기를 마련했다. 그러므로 자비량 선교란 재정적 조달 이상의 사역이 될 수 있다. 사람은 언제나 자신의 상황이 상대의 상황과 비슷한 경험을 할 때 마음의 문을 열게 되어 있고 상대를 인정할 수 있는 관계를 만들어 낸다. 때문에 바울은 감옥에서도 복음을 전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로 생각을 했고, 감옥에서도 얻은 제자들을 볼 수 있다(빌레몬 1:10).

아내의 싱가폴에서의 학교 교사 사역은 잊을 수 없는 사역이었다. 필자는 1996년도 안식년을 맞아 미국에서 학위과정을 하고 있을 때 아내에게 제안한 것이 집에서 아이들만 돌보지 말고 시간을 내서 대학에서 야간에 교사 자격증을 위한 과정을 밟도록 했다. 약 2년이 걸린 이 과정을 잘 이수하고 캘리포니아 교사자격증을 따서 싱가폴에 오게 되었는데 오자마자 마침 새로 시작되는 ICS(International Community School)라는 기독교 초·중·고교 국제학교에서 불과 70여 명의 작은 학교에서 봉사할 수 있었다. 당시 세 명의 자녀들은 그 전에 싱가폴 로컬 학교를 졸업하고 미국에서 고등학교를 졸업한 후 대학에서 공부하게 되었고, 막내인 딸만 이 학교에 입학을 하여 미국식을 공부를 하게 되었는데 처음부터 신앙을 중요시 여기는 학교이기에 마음 놓고 보낼 수가 있었다. 이 학교에는 미국인 교사가 대부분이고 적은 봉급이지만 선교사적 마음을 가진 헌신된 교사들이 신앙적으로 아이들을 교육하는 학교인데 아내는 한 반을 받아서 지도를 하게 되었다(사진). 지금은 많이 발전하여 300명 이상이 공부를 하고 있고, 그 가운데는 한국 학생들도 상당수가 있는 것을 알고 있다. 막내는 이곳에서 중·고등 과정을 마치고 미국 캘리포니아에 있는 USC 사립 대학에 입학하여 4년간 장학금으로 다닐 수 있었고 졸업 후 구글 회사에서 13년간을 일을 하게 되었는데 비록 싱가폴의 작은 학교에서 공부를 했지만 교사들의 헌신적인 자세와 교육열을 통해서 아이들을 제대로 교육한 결과라고 볼 수 있다. 

아내의 5년간의 봉사를 통해서 일반 교육 뿐만 아니라 마음껏 복음으로 아이들을 교육할 수 있었기에 선교사로서의 역할을 다 했고, 방학때가 되면 주변 국가인 말레이시아로 건너가 아이들을 위한 신앙 캠프를 진행함으로써 아이들의 신앙교육에 열을 올렸던 경험이 있다. 재정적으로 값비싼 싱가폴의 삶을 하나님의 특별한 은혜로 재정적으로 공급이 가능했고 사역과 함께 경제적 도움을 줄 수가 있었다. 이러므로 자비량 선교는 사역과 경제적 도움을 같이 걷을 수 있는 귀한 기회라고 생각을 한다면 향후 한국 선교의 길은 이러한 사역들을 찾아야 한다고 생각을 한다. 복음만을 전할 수 있는 곳에서는 복음의 확산을 위해 노력해야 하고, 직접 복음을 전하기 쉽지 않은 곳에서는 다른 일을 통해서 사람들을 접촉하고 그들에게 선한 영향력을 끼치는 선교가 바람직하고, 섬기는 사역이 필요한 곳에서는 마음껏 섬길 수 있을 길을 찾아야 한다고 생각을 한다. 한국에 최초로 온 선교사 중에 알렌 선교사는 의료 선교로 선교사들의 선한 봉사의 이미지를 확보할 수 있었 그 후 언더우드, 아펜젤러, 스크렌톤 선교사 등은 의료와 함께 교육 선교를 시작할 수 있는 길을 마련하는데 큰 역할을 했다. 저들은 당시 한국에 당장 필요한 것이 무엇인가를 파악한 것이다. 먼저 해야할 일이 신학교를 세우는 일이 아니고 가난에서 벗어날 수 있는 길이 교육이었다고 생각한 것이다. 결국은 이러한 일반 교육 선교를 통해서 저들은 한국 선교의 터전을 마련해 준 것이다. 그러므로 향우 부족한 재정을 채우기 위해서도, 사람들을 쉽게 접촉하기 위해서도, 자비량 선교에 대한 연구가 많이 필요한 시대를 맞이했다. 

 이은무 선교사
애틀란타 컴벌랜드 신학교 교수 
인니·싱가폴 선교사

출처 : 크리스찬타임스(http://www.kctusa.or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