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08호 – 비즈니스 선교의 통합적 모델 BIM(Business Is Mission) (1)

론 위즈머(Ron Wismer)*

Z국은 선교사가 자국에 거주하는 것을 허용하지 않으며, 이 나라의 기독교 인구 비율은 1% 이하이다. 하지만 Z국 정부는 해외 기업의 자국 투자와 원조, 개발을 원하고 있으며, 자국에서 사업을 하는 외국인에게 여러 혜택을 주고 있다. 교회 개척을 주로 하고 있는 한 선교 단체는Z국에 선교사를 파송하기 위해 비즈니스 선교를 하기로 결정하였다.

그리하여 Z국에 파송된 선교사들은 그곳에서 서점을 열었는데, 그 이유는 선교사들이 책을 좋아하고 책에 대해서 잘 알기 때문이었다. 서점은 선교사들이 비자를 얻고 교회 개척을 하기 위해 Z국에 머물기 위한 방편이었다. 이러한 선교의 모델은 어떤 문제를 발생시키고, 또 이 선교 모델 보다 더 효과적인 선교의 모델이 있는 것인가?

비즈니스 선교의 4가지 모델
선교 단체가 선교사 비자를 허용하지 않는 국가에서 비즈니스 선교를 하기로 결정했을 때, 그들의 비즈니스 선교의 목적이 무엇인가를 분명히 이해할 필요가 있다. 앞에서 언급한 모델은 “BAS (Business as Shell)” 모델이다. BAS 모델은 선교사들이 체류 비자나 장기 노동 허가와 같은 합법적인 체류를 위한 또는 체류 목적 만을 위한 비즈니스 선교 모델이다.

그리고 비즈니스 선교 모델 중에 “BFM (Business for Mission)” 모델이 있는데, 이는 비즈니스 (사업)가 선교 사역에 물질적 도움을 주기 위한 모델이다. “BFD (Business for Discipleship)” 모델은 사업체 안에서 제자 사역을 하거나 지역 사회와의 교류를 위한 모델이다. 마지막으로 “BIM (Business is Mission)” 모델은 사회적 책임과 제자화 사역 모두를 위해 사업을 하는 모델이다.

위 4가지 모델 외에 다른 비즈니스 선교의 모델이 있는데, 예를 들면 다국적 기업에서 전문인으로 일을 하며 선교를 하는 것이 되겠다. 이 글에서는 위 4가지 모델의 차이점과, 4가지 모델 중 BIM 모델 만이 기업의 사회적 책임이라는 범위 안에서 제자화 사역이 일어나고 있음을 설명하고자 한다. 비즈니스 선교의 4가지 모델의 목적을 간단하게 표시하면 아래와 같다.

Business as Shell 모델의 목적: 비자 발급
Business for Mission 모델의 목적: 비자 발급, 물질적 도움
Business for Discipleship 모델의 목적: 비자 발급, 물질적 도움, 제자화 사역
Business is Mission 모델의 목적: 비자 발급, 물질적 도움, 제자화 사역, 사회적 책임

비즈니스 선교 사역자들은 자신들이 참여하고 있는 비즈니스 선교 사업이 어떤 모델인지를 분명히 인식할 필요가 있다. 그렇지 못할 때 사역자들은 좌절을 겪을 수 있으며, 결국에는 사역과 사업이 모두 실패로 돌아갈 수 있다.

BAS(Business as Shell) 모델
이 글의 서론에 소개한 사례가 바로 BAS 모델이다. BAS 모델은 새로운 모델은 아니며, 엄밀한 의미에서 이 모델은 실제 비즈니스 라고 말하기 어렵다. 이 모델의 비즈니스는 선교사들이 비자를 얻고 또 비자를 유지하기 위해 만들어진 사업이다. 이 모델의 사업체는 현지인을 거의 고용하지 않으며, 많은 경우 식당, 인터넷 카페 또는 컴퓨터 학원과 같은 서비스 업체이다. 서점, 커피점과 같은 소규모, 소자본 창업도 이 모델에 포함된다.

BAS 모델에는 여러 가지 문제가 있는데, 그 중 제일 큰 문제는 현지 정부의 의심의 눈초리로 인해 사업을 유지하기 힘든 점이다. 세계 대부분의 나라에서 사업은 이익을 내야 하는 것으로 이해되기 때문에 BAS 모델의 사업이 지속 가능할 정도의 수익을 내지 못하면 원하지 않는 조사를 받을 수 있다.

또한 오늘날 많은 개발 도상 국가들은 사업할 역량을 키우기 위해 해외의 투자를 필요로 하며, 이러한 투자를 통해 직원들을 훈련 또는 교육 시킨다. 하지만 BAS 사업장은 현지 주민들을 교육 시키거나 이들의 능력을 개발할 계획을 갖고 있지 않다. 이렇게 직원을 교육하지 않는 사업은 원하지 않는 조사를 받을 수 있다.

BAS 모델 사업이 직면하는 가장 큰 문제는 사역(ministry)과 사업(work)과의 긴장 관계 일 것이다. BAS 사역자는 그들이 하는 사업에 대해 이분법적인 생각을 갖게 된다. 그들은, 사업은 사역을 증진하기 위한 필요 악으로 간주한다.

이러한 이분법적인 자세는 사업을 하는 자들을 지치게 만들 수 있다. 그리고 현지인 직원들은 사업에 대한 사업주의 부정적인 생각을 알아차리고, 자신들이 이용 당한다는 생각을 갖게 될 수 있다. 이렇게 되면 이익을 늘리기 위해 값싼 노동력을 이용하는 다국적 기업과 다른 점이 없게 된다. BAS 사역자들은 현지인들이 인식할 수 있는 가치를 만들기 보다는 사역에만 집중하려는 마음을 가질 뿐이다. 결과적으로 BAS 사역자는 사업 때문에 원하지 않는 일을 하는 것에 대해 좌절감을 느끼게 되며, 이는 사역자로 하여금 그들의 삶과 일에 대해서도 좌절감을 갖게 만든다.

BFM(Business for Mission) 모델
BFM 모델은 사업 비자의 정당성을 확보하기 위해 수익을 발생하도록 고안된 비즈니스 선교 모델이다. BFM 모델의 기본적 근거는 이익을 내는 사업을 하는 것이며, 이를 위해 사업을 전문으로 하는 사역자를 파송할 뿐만 아니라 사업을 통해 사역자들의 생계와 사역 자금도 조달한다. 그리고 사업을 통한 수익은 다시 사업을 위해 투자되며, 다른 나라의 선교 사역을 위해 사용되기도 한다. 현지 정부와 사회는 BFM 모델의 사업장을 실제 사업으로 인정한다. BFM 사업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사업 계획을 세우고 실천하며, 사업적 원칙을 따라야 한다.

BFM 모델이 사업적 측면에서는 정당성을 인정 받더라도 몇 가지 문제점을 안고 있다. BFM 모델이 선천적으로 안고 있는 모호성이 종종 혼란을 일으킬 수 있다.

BFM 사업을 유지하는 동력은 선교 사역과 선교 단체를 위해 수익을 창출하기 위한 것이다. 가능한 많은 수익을 창출하기 위한 동력이 사업을 잘못된 방향으로 이끌 수 있다. 영리만을 추구하는 사업장도 종종 돈을 벌기 위한 동력을 유지하기 힘든 것이 사실이다. BFM 사역자가 제자화 사역을 위해 고객이나 현지 직원들과의 관계를 발전시키려 할 때 사업과 사역 사이에서 갈등이 발생 한다. 사역을 위한 관계는 사업을 위한 관계를 맺기 위한 시간을 제한할 수 있다.

BFM 모델에서 수익 창출은 매우 중요하기 때문에 사역을 위한 관계를 발전 시킬 여지를 주지 않는다. 이 모델에서는 사업이 사역을 위한 장(platform)을 마련하는 것 이상이며, 사업은 사역을 위한 필요한 자금을 제공하기 때문에, 사업과 사역을 구분하는 방식은 사역자들에게 큰 갈등을 야기 시킨다.

타문화권에서 사역을 하도록 부르심을 받은 사역자들은 성공적인 사업이나 수익을 창출하는 것을 넘어 그들의 사역을 통해서 하나님의 나라가 넓어지는 것을 보고 싶어 한다. 하지만 BFM 모델은 사역자들이 그들의 삶에서 만나는 사람들과의 관계를 온전하게 발전시킬 여지를 허용하지 않는다. 수익 창출에 대한 부담은 사역자들이 사업을 하며 하나님 나라를 확장하려는 동기를 유지하는 데 큰 어려움으로 작용한다.

BFM 모델 사역자들아 겪는 다른 문제는, 이익을 창출하고 사업을 운영하기 위해 윤리적 문제를 등한시하려는 유혹을 받는다는 점이다. BFM 사역자들은 비(非) 윤리적 방식으로 사업을 하려는 의도를 가져서는 안 되지만, 자금이 유통되고 수익이 창출되어야 한다는 점은 아주 큰 부담이 된다. BFM 사업이 선교 사역을 발전시키고 성장시키는 수단을 제공하기 때문에 BFM 사역자들은 정당하게 사업을 운영해야 한다. 사업은 사역을 위한 자금을 확보하기 위한 방편일 뿐이며 매일 매일의 사업 활동은 사역이나 인간 관계에서 아무런 가치를 만들어 내지 않는 다는 생각 때문에 BFM 모델에서 사업과 사역을 구분하는 이분법이 존재한다.

이러한 이분법에 대한 유혹은, 부패가 만연하고 정당한 임금이 보장받지 못하는 나라에서 특히 심하다. 이런 환경에서 영리를 확보하고 수익을 강화하려는 열망은 부정과 타협하려는 압력으로 작용한다. BFM 사업 경영진은 다른 사업체가 세금이나 비용을 회피하는 방법에 주목하게 되며 더 나아가 그런 회사와 같은 방식으로 사업을 운영하려는 함정에 빠질 수 있다. 일부 국가에서는 정상적으로 사업을 하는 것과 부패한 방식으로 하는 것을 구별하는 것이 어려울 때가 있다. 하지만 안전 문제나 직원들을 윤리적으로 대우하는 것을 등한시 하는 것은 하나님 나라를 위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방식으로 사업을 유지하는 것이라 할 수 없다.

*론 와이즈머(Ron Wismer)는 1985년부터 항공선교회(Mission Aviation Fellowship) 소속으로 아프리카 여려 나라에서 사역하여 왔다. 현재는 미국 MAF선교회 본부에서 선교 자문(field advisor for ministry initiatives)으로 섬기고 있다.

(출처: EMQ (Evangelical Missions Quarterly) 2015년 7월호, 한국선교연구원(krim.org) ‘파발마 2.0’ 2015년 9월호)